딸라(1971)

원제 : $

감독 : 리차드 브룩스.

출연 : 워렌 비티.골디 혼.

출시사(비디오) : 대우.1987.4.20.

상영시간 : 119분.

개봉 : 서울 단성사-1972년.

<뜨거운 양철 지붕위의 고양이>, <앨머 캔트리>, <폭력교실> 등 미국영화사 수많은 명작들을 탄생시킨 ‘리차드 브룩스’ 감독이 1971년에 발표한 작품 <$>(달러)는 꽤 특이한 작품이다. 할리우드 영화 중에 특이하거나 잘 만든 범죄영화는 대부분 우리나라 영화에서 차용되었는데 이 영화와 비슷한 한국영화는 아직 보질 못한 것 같다. 물론 만들어졌는데 내가 보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에 유사한 영화가 없다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는 기발한 시나리오가 툭툭 튀는 빼어난 작품이었다.

이 영화의 배경은 독일이다. 독일 소재 미국은행의 개인용 비밀금고는 돈많은 사람들이 은밀하게 이용하고 있다. 이 비밀금고에 범죄자들이 거액의 현금을 보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있는 경비부장 죠(워렌 비티)는 이들의 금고를 털 계획을 세운다. 그에게 범죄자들의 정보를 제공해 주는 사람은 바로 고급 창녀인 다운(골디 혼)이다. 이들은 마약밀매상, 독일에 주둔중인 미군 간부 등의 금고를 터는데 멋지게 성공하지만, 악당들과의 목숨 건 추격전이 시작되면서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경찰에 신고를 못할 것이라는 약점을 이용하여 범죄자들의 비밀금고를 턴다는 설정도 재밌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비밀금고를 터는 과정’이다. ‘워렌 비티’는 비밀금고를 턴 후에 ‘은행을 구한 영웅’으로 칭송받으며 독일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는다. 경찰에 신고도 못하는 범죄자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빙판이 된 호수 위에서 워렌 비티를 추격하던 자동차가 얼음이 깨지면서 호수로 곤두박질하는 장면도 압권이다. 

기술적 세련미와 상업적 감각으로 무장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발표, 당대의 관객들을 매료시켰던 리차드 브룩스 감독의 후기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972년 7월 1일 서울 단성사와 부산 동명극장에서 동시개봉되어 서울에서 90,944명, 부산에서 77,006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후 1987년 대우에서 VHS로 출시되었으며, 당시 영화평론가 정영일 선생은 ‘인생의 허무를 희화화한 라스트의 일대역전이 멋지다’라는 평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