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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1969)

 

감독 : 변장호.

출연 : 윤정희.오영일.김성옥.박암.

출시사(비디오) : 월드.1990.12.22.

상영시간 : 90분.

개봉 : 서울 아카데미. 부산 제일-1969년.

헝클어진 머리로 거리를 정처 없이 걷고 있는 그녀(윤정희)의 귓전에는 불륜을 저지른 아내라는 자신에 대한 비난이 계속 맴돈다. 그녀는 텅 빈 극장에 앉아서 과거를 회상한다. 결혼 1주년이 되는 그날도 남편(김성옥)은 들어오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경찰서에서 전화를 받고 남편을 데리고 나왔지만 그는 또 다른 곳을 향했다. 갈 곳을 잃은 그녀는 친구가 운영하는 양장점에 갔다가 쇼 윈도우 앞에서 마네킹을 들여다보는 한 남자(오영일)와 마주친다. 둘은 서로 한 눈에 상처 입은 존재임을 알아본다. 그는 오늘 다니던 무역회사를 관두고 거리를 방황하고 있던 중이다. 그들은 함께 차를 마시고, 요지경 장수인 남자의 아버지(김희갑)를 찾는다. 그는 소탈한 성품의 아버지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서로 이름도 묻지 않고서 그들은 함께 식사를 하고, 영화를 보고, 술을 마시고, 춤을 춘 뒤 약간의 망설임 끝에 그녀의 별장으로 함께 향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독립 운동가였지만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살았던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곳의 관리인(김칠성)은 남자에게 그녀의 불행한 결혼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대학시절 그녀는 지금의 남편에게 겁탈을 당한 뒤 협박 끝에 결혼했으며, 이로 인해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고, 남편은 그 이후 아내의 재산을 거의 탕진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남자 또한 여자에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한다. 파월군인이었던 그는 여자에게 처절하게 배신당한 뒤 수없이 많은 여자들을 스치듯 만나왔다. 그리고 그들은 정사를 가진다. 마침 그 때 남편이 그곳을 들이닥치고 엽총으로 남자를 위협한다. 다음 날 아침 별장 근처에서는 남편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리고 남자는 경찰에 자수한다. 그녀는 그의 이름이 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자의 기다림을 믿지 않는 협에게 그녀는 기다리겠노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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