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괴로워(1973)

원제 : L'événement le plus important depuis que l'homme a marché sur la lune

감독 : 자크 드미.

출연 : 카트린느 드뇌브.마르첼 마스트로얀니.

출시사(비디오) : 동양.1988.2.6.

상영시간 : 90분.

<남자는 괴로워>(L'événement le plus important depuis que l'homme a marché sur la lune)는 1973년 프랑스에서 제작된 코메디다. <쉘부르의 우산>으로 유명한 자크 드미 감독이 다시한번 ‘카트리느 드뇌브’와 호흡을 맞추었다. 상대역으로는 이탈리아 최고의 스타였던 ‘마르첼 마스트로얀니’가 등장했는데, 그는 이 영화에서 ‘임신한 남자’라는 특별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영화음악의 달인 미셀 르그랑이 음악을 맡았고, 주제가는 인기가수 미레유 마띠유가 불렀다.

자동차교습소 강사 마르코(마르첼 마스트로얀니)와 미용사 이레네(카트리는 드뇌브)는 결혼식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다. 배가 불러오는 남편 마크코, 소화불량인 줄 알고 병원을 찾았지만, ‘임신’이라는 어이없는 진단을 받는다. ‘체질변형’으로 임신이 되었다며 의사들은 국제의학회에 보고를 하는 등 난리법석을 떨고, 전메스컴의 관심은 마르코에게 집중된다.

패션회사들은 앞으로 남성들도 임신을 하는 사회가 도래했다며, 남성임신복을 개발하는 등 부산을 떨고, 이들 부부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무리들도 등장하고 , TV푸로에 초대가 밀리는 등 마르코와 이레네는 졸지에 세계적인 스타가 된다. 인스턴트 식품과 의약품의 남용으로 남성들의 체질이 변형되었다는 것인데, ‘자궁’이 없는 남자의 임신이 정말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다. 결국 이 모든 소동은 영화의 마지막 반전과 함께 한순간에 잠재워진다.

‘임신한 남자’라는 황당한 설정을 통해 현대사회의 경박함과 물질만능주의를 꼬집고 있는 이 영화는 인생의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면을 주로 들여다 보는 자크 드미의 성향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영화다. 환자를 진료하면서 줄담배는 피는 의사나 TV토론 중에 담배를 피는 패널 등은 참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다. 또 이 시기에 벌써 인스턴트 식품의 유해성을 지적하는 영화가 나왔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영화의 초반, 극장 무대에서 ‘미레유 마띠유’가 열창하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