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년모월모일천(1981)

감독 : 장애가.

출연 : 임방.허성무.송장강.

출시사(비디오) : 영성.1992.11.9.

상영시간 : 92분.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초희귀영화를 구했을 때의 그 짜릿한 기분 그리고 영화를 볼 때의 그 즐거움을 어떻게 글로 표현할 수가 있을까? 영화 <모년모월모일천>(某年某月某日天/Once Upon a Time)은 그야말로 희귀영화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구하기 힘든 영화다. 1981년에 골든하베스트에서 제작된 이 작품은 홍콩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여배우 장애가의 감독 데뷔작이다. 그런 의미 때문인지 이 작품은 홍콩영화사에서도 비중있는 영화로 평가되고 있다.

이 영화는 여성감독이 섬세한 감각으로 다룬 ‘남자의 일생’이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그리고 아저씨가 된 남자 주인공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항상 부정부패와 맞서 싸웠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던 자신도 결국 부정부패의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스토리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비극적인 속성을 파헤치고 있다. 그토록 풋풋하고 순진했던 청년들이 속물이 되어 만나는 영화의 후반부를 통해 감독은 메시지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모년모월모일천>은 장애가의 데뷔작이지만, 송존수가 공동연출로 참가했다. 송존수는 <사랑의 스잔나>로 우리나라에 이름을 알린 감독이다. 주금강이 음악을 맡았는데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에 흐르는 주제가가 일품이다. 우리나라 미개봉작이지만 1991년 동아수출공사에서 수입하여 자사소유의 강남역 동아극장에 간판을 올리려다 흥행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VHS로만 출시했는데, 이 비디오는 국내에 1-2개 정도 남아있는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생각나는 시구절이 하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록/燦